culture

- 2012-11-12

창신동에 예술공간을 열다 - 러닝투런

<000간>은 지난 6월 창신동에 문을 연 청년 사회적 기업 러닝투런의 예술공간 이름이다. 러닝투런은 창신동의 한 지역아동센터에서 미디어 아트 교육을 해오다가 ‘창신동’에 대한 관심으로 이곳에 아예 2년간 계약을 하고 예술공간을 꾸렸다. 봉제 공장 사이(間), 혹은 ‘일상’이 되어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창신동의 익숙함 사이사이에서 '낯섦'을 발견하는 작업을 하고 싶다는 이들은 끊임 없이 질문 '꺼리'들을 던지고 있다.

인터뷰, 정리_효삼 / @ioiolollol

소규모 봉제공장이 밀집해 있는 창신동에는 지역아동센터 교사들을 중심으로 '마을 만들기' 밑그림이 그려지고 있다. 올 초 김미아 해송지역아동센터 센터장과 사회적 기업 참신나는옷 전순옥 대표가 창신동 지역아동센터 교사들을 대상으로 '창신동 마을 만들기' 공감대를 나누고자 마련한 '토크쇼'에서 청년 사회적 기업 러닝투런이 함께 했다.*

콩(신윤예)과 키다리(홍성재)로 이루어진 청년 사회적 기업 러닝투런은 1년여 전부터 창신동에 위치한 해송지역아동센터에서 메세나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을 대상으로 예술 교육을 해왔다. 이들은 아이들과 함께 창신동 봉제 공장에서 나온 조각 천들을 모아 재배치해보거나 소품을 만드는 작업을 했고 골목 벽 아트 작업인 ‘오르막 페스티벌’을 진행하기도 했다.

당시 창신동에 위치한 사회적 기업에서 일하고 있던 내가 이들을 처음 만났을 때는 이곳에서 좀처럼 만날 수 없던 젊은 친구들이어서 무척이나 반가웠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마냥 반갑다고만 할 수 없었는데 그 이유는 이런 것이었다. 나는 이 동네에 물음표만 달 뿐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있는데 저들은 뭔가 ‘할 것(DO IT)’ 같은 느낌. 그리고 예상대로 이들은 결국 반 년도 채 되지 않아 이곳에 ‘000간’이라는 예술공간을 열었다.

창신동에는 수백 개의 소규모 봉제 공장이 밀집되어 있지만 어느 한 곳 특색 있는 간판이 존재하지 않는다. 러닝투런을 처음 만날 날, 이들은 내게 이 사실을 주지시켜 주면서 의아해했다. 과연 이 물음표가 어떤 답을 찾아가고 있는지, 그리고 이들이 창신동에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궁금했다. 러닝투런을 만나러 창신동으로 갔다.


* 마을 만들기는 사라져 가는 공동체를 살리자는 오랜 시민 운동의 하나로, ‘더불어 사는 마을공동체, 함께 잘 사는 희망 서울’을 시정 비전으로 내세운 박원순 서울 시장이 2017년까지 5년간 725억 원을 투입하여 주민 중심의 자치, 문화•경제 활동이 순환되는 975개의 마을 공동체를 세우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종로구 전체에 있는 열 두 개의 지역아동센터 중에 절반 이상이 창신동에 자리하고 있다. 소규모 봉제공장이 밀집해 있는 창신동, 이곳 지역아동센터를 다니는 아이들의 부모 대부분은 이른 아침부터 밤 늦게까지 봉제 일을 한다. 일터와 가정이 공존한 이곳에서 지역아동센터 교사들을 중심으로 마을 공동체 만들기가 논의되고 있다는 것이 흥미롭다. 지난해 패션봉제마을 조성을 통한 창신동의 희망 찾기 집담회, 창신동 패션봉제마을 만들기 준비 일꾼 모임, 그리고 이후 세 차례의 마을 걷기 행사가 진행 되었다. 지금은 지역아동센터 교사뿐만 아니라 창신동 마을 공동체 만들기에 관심 있는 이들이 모여 한 달에 한 번씩 ‘창신 마을넷’ 모임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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